죽음에 대해서.

누나가 집에 울면서 들어왔다. 오늘 날씨와도 같은 서러운 울음이었다.

 

오늘, 바로 오늘. 나와 10년이라는 절대 짧다고 말할 수 없는 긴 세월을 함께 해준

 

요크셔테리어 보니가 좋은 곳으로 갔다.

 

어제만해도 멍멍 짖던. 아마 그것이 자신의 죽음을 알리는, 처절한 울부짖음 이었을 것이다.

 

개집 안의 보니는 내가 불러도 나오지 않았다. 그냥 자고 있는것 같았다.

 

약간은 뻣뻣한 유기분자의 화합물. 그것 뿐인가.

 

어쩐지 눈물이 나지 않았다. 날 법도 한데.

 

아버지와 함께 뒷산에 올라가 땅을 파고 묻어주었다.

 

안녕. 나의 동반자.

 

내려오는 산길은 그 어느 홀로 걷던 산행보다 외로웠다.

 

산까치 울음이 유난히 적적했다.

 

죽음이란 게 뭘까.

 

어느 누군가는 "죽어가는 모든 것은 아름답다"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미 죽은 것은 아름답지 못한가?

 

내가 죽는다면, 그 누가 날위해 눈물 흘려줄까.

 

설령, 누군가 날 위해 슬퍼해준다 하자. 그 이후로 그들에게 달라지는 것은 무엇인가.

 

만일 아무것도 다를 게 없다면, 그 삶의 의미는 무엇이었던 걸까.

 

미안해 보니야. 내일 나의 삶은 너 없어도 달라질 게 없을 것 같아.

 

아냐. 분명히 뭔가 달라질거야.

 

꼭 좋은 곳에서 다시 보자. 안녕.

by 카소 | 2008/05/12 20:49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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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치즈크래커 at 2008/05/12 22:03
보니....

왜 떠나갔니..

우린 지금껏 함께 했잖니...

어젯밤 역시 내게...

니 목소릴 들려 줬잖니..

아파...

가슴이... 결코 짧지 않았던 긴 세월이..

차마..

죽음을 앞에 두고도 알리지 못했던 니 모습이..

하하...

달라진것 없을 내 삶의 쳇바퀴...



찢어지는 내 가슴..

말라버린 눈물 위에 얹은

지친 메아리...

다신 널 볼 수 없지만.

저기 저 먼곳에서 넌 쉴수 있겠...지..



// 잡설.... chizcracker...
Commented by 벼락칙이 at 2008/05/14 02:39
나의 말티즈와 떠난 날이 생각나네...

나는 아직도 개가 죽어있는지 살아있는지 모르고 있다는거...

아 내가 키웠던 토끼도 생각나네... 살아있을까? 어떤 농장에다가 줘버렸는데...

살아있을까...
Commented by rell at 2008/05/14 14:38
어렸을 때 병아리 길렀었는데, 5일만에 죽어버렸던 기억이..
보니는 하늘나라에서 편하게 잘 있을꺼에요:) 힘내세요
Commented by 승준 at 2008/05/14 15:18
내가 변태이긴 하나보네
Commented by 한동진 at 2008/05/19 18:18
보신탕 먹고 기운차려 병윤아
Commented by rell at 2008/05/22 07:43
1 악 위에님 리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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